한 달에 한 번만 장보기, 정말 식비 절약이 될까?
요즘 온라인과 유튜브, 블로그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전략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한 달에 단 한 번만 장보기’. 많은 사람들이 이 방법을 통해 식비를 절약하고, 시간도 아끼며 소비 습관을 개선했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실제로 이 방법을 3개월간 실천해본 결과, 기대와는 다른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오히려 장보지 않는 날이 많을수록, 소비는 더 늘어났고, 장바구니는 이전보다 무거워졌습니다.
1. 장보기 횟수를 줄이면 돈을 아낄 수 있을까?
이 전략의 핵심은 단순합니다. 마트를 자주 가지 않으면 충동구매를 줄일 수 있고, 계획적인 소비로 식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논리죠.
하지만 실제로 적용해보면 생각보다 변수가 많습니다.
- ❌ 한 번에 모든 식재료를 사는 것이 생각보다 비효율적
- ❌ 계획대로 소비하지 못하면 중간에 또 장을 보게 됨
- ❌ 보관이 어려워서 음식이 상하거나 버려지는 경우도 발생
- ❌ 한꺼번에 큰 비용이 나가면서 오히려 '지름신'이 더 강해짐
특히 예산 면에서 보면, 한 달 장보기는 초반에만 비용이 통제되고, 중후반에는 ‘떨어진 재료를 보충해야 하니까’라며 더 지출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실제 사례: 식비 30만 원 → 50만 원 증가
필자는 원래 식비를 월 30만 원 내외로 유지해왔습니다. 하지만 한 달 장보기를 시도한 3개월 동안, 평균 지출은 45~50만 원까지 증가했습니다.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 1회 장보기가 너무 부담스러워 다양한 품목을 '예방적'으로 구매
- 한 번의 지출이 크다 보니 가격에 둔감해짐 (단위 가격보다 총량에 집중)
- 한꺼번에 산 식재료를 다 소비하지 못하고 일부는 유통기한 초과
- 중간에 냉장고가 비면 ‘한 번쯤은 외식’이라는 소비 합리화 발생
결과적으로, 계획적인 소비가 아니라 불안한 소비가 반복됐습니다. “또 마트 못 올 수도 있으니 더 사야지”라는 생각이 소비를 부풀렸죠.
3. 장보지 않는 날이, 오히려 더 많이 사게 만든다
‘소비하지 않는 날’이 많으면 자연스럽게 아낄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였습니다.
마트를 가지 않아도, 우리는 편의점, 온라인 쇼핑, 배달앱, 쿠팡 등을 통해 소비합니다. 오히려 더 빠르고, 더 쉽게 돈을 쓰게 됩니다.
즉, 장보기를 줄인다고 소비 자체가 줄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소비를 줄이려면 '행동을 줄이는 것'보다, 생각을 바꾸는 것이 우선입니다.
4. 식비를 아끼려면 장보기보다 '의식'을 바꿔야 한다
진짜 식비 절약의 핵심은 장보기 전략이 아닙니다. 핵심은 내가 무엇을 왜 먹고, 어떤 방식으로 소비하는지를 돌아보는 데 있습니다.
다음은 필자가 체감한 실질적 식비 절약 요소입니다:
- ✅ ‘집에 있는 것부터 먹자’는 원칙
- ✅ 냉장고를 자주 들여다보며 재고 체크
- ✅ 외식/배달 줄이기: 장보기보다 여기에 더 많은 지출 발생
- ✅ 장보기 전, ‘정말 필요한가?’ 한 번 더 점검
특히 중요한 건 식재료를 버리지 않는 소비입니다. 아깝게 버려지는 음식만 줄여도 한 달에 5만 원 이상 절약됩니다.
5. 결론: 무조건적인 전략보다, 나에게 맞는 방식이 필요하다
‘한 달에 한 번만 장보기’는 누구에게는 효과적인 전략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맞는 만능 열쇠는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방식이 과소비를 합리화하거나, 더 불편한 삶을 만들 수 있다면 과감히 내려놓는 것도 필요합니다.
진짜 절약은 트렌드가 아닌, 자신의 생활 패턴과 소비 성향을 깊이 이해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지금 내가 정말 아끼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소비를 통해 얻고 싶은 가치는 무엇인지 생각해보세요. 거기서부터 답이 보일 수 있습니다.